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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극기 이미지이 누리집은 대한민국 공식 전자정부 누리집입니다.

  • 관람시간09:00 - 18:00 (주말,공휴일 관람시간 동일)
  • 휴관일매주 월요일 (대체공휴일인 경우 화요일 휴관), 1월1일, 설날, 추석
  • 문의전화041-850-6300

국립공주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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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 소식
POPUP ZONE
04 05
20 오늘은 개관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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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녀온 이야기
2,464 건의 후기
시간의 문을 열다 누구에게나 마음이 복잡할 때면 조용히 스스로를 돌아보고 싶은 순간이 있다. 내겐 그 시간이 바로, 국립공주박물관을 찾은 날이었다. 전시관 문을 들어서는 순간, 눈앞에 펼쳐진 어둠 속의 빛—금동 미륵보살입상. 작은 불상이었지만 그 안에는 거대한 세월이 담겨 있었다. 수천 년 전 누군가의 손끝에서 피어난 온기가, 조용히 나를 감쌌다. 말없이 서 있는 불상의 눈빛에서 나는 위로를 받았다. 우리가 살아가며 겪는 고통도, 기쁨도 결국은 시간이 다 품어 안아준다는 걸 말해주는 듯했다. 그곳에서 나는 ‘보는 것’을 넘어 ‘느끼는 것’을 배웠다. 전시물 하나하나에는 백제인의 숨결과 자부심이 깃들어 있었다. 찬란했던 옛 수도 공주의 흔적은 그저 기록된 역사가 아니라, 여전히 살아 있는 이야기였다. 특히 디지털 미디어 전시에서 마주한 수묵화 같은 꽃밭 위의 백제 짐승상은 마치 꿈과 현실을 넘나드는 시간 여행 같았다. 유물을 현대의 언어로 새롭게 해석해낸 그 장면은 내 마음에 긴 여운을 남겼다. 국립공주박물관은 조용하지만 확고하게 나에게 말을 건넸다. 역사는 박제된 것이 아니라, 오늘의 우리를 지탱하는 뿌리이며 미래로 나아가는 길이라는 것을. 그리고 그 길 위에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가 함께 흐르고 있다는 것을. 잠시의 관람이었지만, 나는 그곳에서 시간을 건넜고, 마음을 비웠으며, 다시 앞으로 나아갈 힘을 얻었다. 국립공주박물관은 나에게 하나의 ‘위대한 침묵’이자, 가장 따뜻한 ‘시간의 선물’이었다.